제62회 신궁 식년천궁 고타이신궁 신위 이전의식에 참석했습니다.

10월2일 이세신궁 내궁에서.


4시 넘어서 접수를 마친 후 휴대품을 맡기고 넥타이를 착용하고 내 자리에 찾아간다.

굵은 자갈을 밟는 소리가 왠지 시끄럽게 느껴지는 것은 평소에 신지 않던 구두 때문일까?


나는 3000명의 참가자의 한 사람으로 운 좋게 제일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눈앞에 복도 처럼 지붕이 만들어져 있다. 우천시를 위한 대비일 것이다.

20년의 역할을 마치는 정전에서 새로 지어진 새 정전으로 옮긴다. 이 길이 이전을 위해 지나는 길이 된다.


오후 5시반, 지금부터는 자리를 뜨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화장실에도 가지 말도록 안내가 있었다.


실제로 신위를 옮기는 의식 그 자체, 이전은 오후 8시부터 거행되게 되어 있다.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은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아 나로서는 잘 모르겠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2시간 남짓을 단지 의자에 앉아서 보냈다.

평소에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없다.


정적.

신궁 숲의 나무들 밑에 정렬된 3000명분의 의자 중의 하나에 나는 앉아 있다.

점차 해가 저물어 하늘 색이 어두워진다.

바람이 기분이 좋게 선선해졌다.

풀벌레가 예쁜 소리로 울고 있다.

이따금 멀리서 사슴 소리가 들린다.


할 일이 없었기에 눈앞의 신위가 지나는 길을 사이에 두고 저쪽편에 있는 울창한 낮은 키의 나무를 응시.

얼굴 처럼 보인다.

볼 때마다 다른 얼굴로 보인다.

어두운 숲속의 나무들 속에서 몇개의 얼굴을 발견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뭐든지 얼굴로 보인다.

몇 번이나 하늘을 쳐다본다. 별이 깜박이고 있다.


3000명의 정적은 이어진다.

아~하고 소리를 내어 하품을 하는 소리가 딱 한번 뒷쪽에서 들렸다. 「뭐야?」라고 마음속으로 따지는 사람이 200명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오후 7시40분경이었을까, 상야등의 양초도 보도의 조명도 모두 소등되었다.


뭔가가 바뀌었다.

횃불 불빛으로 비춰진 곳 이외는 캄캄해졌다.

사람들도 나무들도 검은 실루엣이 되어 그 저편에 잘라내진 별하늘의 쪽빛이 밝다.


나는 조금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눈앞을 이제부터 신위가 지나가기 때문일까?

2000년 이상에 걸친 역사를 통해 이 나라를 지켜 주고 있는 신위가 몇 분 후에는 바로 지척의 거리가 된다는 것을 알고 심장의 고동이 조금 빨라졌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한번 더 하늘의 별을 쳐다보았다.


경외스럽다고 생각했다.

하늘의 별을 쳐다보고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다.

아까까지의 별과 달리 멀고, 크고, 차가운, 이쪽을 뿌리치는 존재로 보였다.

거대한, 무심한 것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렇게 보이는 것에 놀라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시선을 아래로 옮겼다.

대칭적으로 새까만 나무들의 실루엣에 희미하지만 감싸이는 듯한 따스함을 느꼈다.

내 옆과 뒤에 앉아 있을 3000명의 존재에도 같은 따스함을 느꼈다.

그 전부는 검은색 일색의 한 덩어리가 되어 같은 온도이고, 아마 이것은 신위와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신관들이 준비한 돗자리와 그 위에 깔린 흰 천이 길게 이어진 길이 횃불 불빛으로 하얗게 두드러져 무대와 같다.

신관이든 사람은 아무도 그 위를 걷지 않는다. 피하듯이 대열은 그 양옆을 걷는다.

그곳은 신위가 지나는 길.


갑자기 상공에서 바람이 휘익 불었다.


흰 천을 덮어서 감추어진 볼 수 없는 신위가 내 눈앞을 지나간다. 가신다. 경어 사용법도 잘 모르는 나는 현대 일본인. 부끄럽다. 부디 웃어넘겨 주시기를.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시대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위가 내 앞을 지나고, 그 뒤를 악사(아악) 대열이 뒤따른다.

동시에 내 눈앞을 지금 지나가는 것은 기나 긴 일본의 역사.


조상들이 이어온 의식과 그 아름다움을 왜 더 빨리, 당연히 알 수 없었을까 하고 조금 후회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배움에 너무 늦다는 것은 없다고 자신을 용서한다.


계승한 것을 다음 세대에 넘겨준다.

개개의 생명은 그런 것으로서 있다.


다시 세차게 바람이 불었다.

신궁 숲 여기저기의 나뭇잎들이 서로 스치는 소리가 한덩어리가 되어 사사삭 하고 들린다.

곧 이어 신위가 새 정전에 안치되었음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조용히 흘러나왔다.

바람은 무언가 신호 처럼 분다.


횃불의 열기가 그 만큼 있는지 어떤지 주변에 따스함을 느낀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은 멀고 여전히 무심하지만 부드럽게 보였다.


나는 희미한, 그러나 확실한 안심감에 감싸여 있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2013.10.04

Back to My Random Mus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