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원래는

원래는

2014년 5월, 후쿠이현 에치젠시.

 

1500년의 옛날부터 이어지는 화지만들기 전통이 에치젠시에는 살아 있다.

 

「야나세 화지」의 합장양식 건물의 초지장(종이 뜨는 곳)에 들어갔다.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화지만들기 현장은 물이 아낌없이 사용되고 있고 다양한 음계의 물소리가 기분이 좋다.

장인들은 긴 앞 치마를 두르고 장화를 신고 있다.

발밑에는 끊임 없이 물이 흘러 간다.

물이 풍부한 나라, 일본 특유의 광경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종이뜨기는 각 가정에서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종이에 대해서는 물론 알고 있다고 우리들은 생각하고 있지만 종이에 대한 깊은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적어도 나는 별로 몰랐다.

원래는, 종이가 종이가 되기 전에는 어떤 것일까?

종이는 어떠한 공정을 거쳐서 태어나고, 그렇기에 어떠한 성질을 가지는 것인지?

그 것을 알고 싶다.

 

건축가 가우디는 건축에 사용하는 소재를 음미했다.

될 수 있는 한 그 지역의 재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를 모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이가 당연히 종이로서 있는, 그 이전을 보고 싶다.

그런 동기로 에치젠을 방문했다.

종이 원료와 물이 만나서 종이가 되는 것에, 자신의 의지가 약간 작용하여, 어떤 것이 태어날까?

 

 

사전에 종이뜨기의 작은 설비를 작업실에 준비해서 예습은 했지만 「우에야마 제지소」의 야나세 사장님 말하기를 「그것은 소꿉놀이와 같은 것」.

과연 실제의 종이뜨기 현장은 몇배나 대규모이고 대담, 또한 섬세한 장인의 솜씨가 축적되어 있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맹장지를 여성 둘이서 뜨고 있다.

물을 충분히 써서 그 속에 풀어진 원료를 떠 나간다.

발 위를 왔다갔다하는 물의 움직임이 매끄러워서 보는데 정신이 팔려버린다.

실제로 이 물에는 종이 원료 이외에 「네리」라고 하는 끈적끈적한 액체를 포함하고 있어서 물보다 조금 점도가 있다.

 

두 여성의 움직임은 대담하고 우아하며, 그리고 재빠르다.

물의 움직임에 따라 그런 움직임이 될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이 상위에 있고, 사람은 그에 따르면서 요구하는 형태로 유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손길을 보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움직임에는 낭비가 없다.

우아하고 힘차며 분명하고 정확.

지체됨이 없고, 너무 서두름도 없다.

 

우리끼리 종이를 만들어 보았다.

 

4월에 1개월 체류한 바르셀로나에서 느꼈던 하늘의 푸르름, 바다의 푸르름을 이미지하여 푸른 염료로 물을 들인 원료를 틀에다 힘차게 부어 넣는다.

회사 직원이 흘려보내는 짙은 파랑에 내가 흘려보내는 연한 파랑이 부딪쳐서 예기치 못한 모양을 만든다.

물의 기세와 바깥틀을 사람이 만들고, 다음은 물이 만드는 무엇인가를 응시한다.

서투른 아마추어 솜씨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을 뭔가 바람직하게 느꼈다.

 

 

 

헤이세이 장척대지라고 이름붙여지게 될 3m×10m 크기의 화지를 뜬다.

이 메인 이벤트는 용장한 북소리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거대하고 무거운 발의 양변을 10명 정도씩이 붙잡고 시소처럼 위아래로 움직여서 원료와 네리를 푼 물을 파도처럼 오가게 한다.

물의 양이 많기 때문에 그 기세는 그야말로 파도처럼 된다.

 

사람과 사람의 간격, 사람과 물의 간격.

호흡을 맞추는데 고생하면서, 원료가 발 위에 조금씩 쌓여 가는 것을 본다.

옆에 있는 리더격의 경험 풍부한 아주머니에게는 나에게 보이고 있는 것의 몇십배나 되는 것이 보일 것이다.

 

30분에서 40분 정도 무거운 발을 계속 움직여서 큰 종이가 떠졌다.

한폭의 화지로 이 정도 크기의 것은 누구도 본 적이 없다.

이 크기에, 이제부터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 것은 일단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

 

 

종이의 원래의 자리에 있었던 것은 원료가 되는 안피, 닥나무나 삼지닥나무와 같은 식물과 깨끗한 물, 거기에 장인의 손기술이었다.

 

카탈루냐인 건축가 가우디를 그리는 이번 전람회에 화지를 사용하는 것은 얼핏보면 미스매치인 것 같지만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화지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에치젠시의 종이만들기 현장에 와서 그 약간의 입구를 엿볼 수 있었음에 지나지 않지만 그런 예감이 들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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