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리우패럴림픽 휠체어농구 관전기⑤ 호주전

리우패럴림픽 휠체어농구 관전기⑤ 호주전

Day5

09/12/2016

vs Australia

@Carioca Arena1

 

 

시합 전에 양국 국가 연주가 있다.

이곳 리우에서 매일 기미가요를 듣을 때마다 경건하게 마음이 가라앉고 행복한 기분이 된다.

그러나 5일에 5경기째를 싸우는 선수들의 체력소모는 어느 정도일까?

패럴림픽은 다양한 형태로 강팀이 시험을 받는 곳이다.

 

 

내가 있는 기자석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태로 되어있다. 거기서도 알 수 있는 체격 차이.

세계 최강팀 호주는 시작하자마자 러프 플레이를 뺨치는 압력을 가해 온다.

거칠게 나오는 상대방에게 기세가 꺾여서는 상대가 생각하는 덫.

 

 

시작 5분만에 유닛5를 투입. 어젯밤 놀라운 움직임을 보여준 유닛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디펜스, 오펜스 모두 리듬을 타지 못하고 2분도 채 안돼서 다시 유닛1.

 

 

1Q 필드골은 호주 7/13 비해 일본 2/11.

 

 

 

높이와 무게에 대한 대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유닛1 5를 어떻게 적절히 투입하면 12명 전원의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게임을 자신들의 리듬으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일본 대표팀이 계속해서 짊어질 과제가 될 것이다.

팀으로서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과제다.

큰 무대에서 강호 국가들과 진검승부를 거듭하며 쓰러지고 상처받는 가운데서 하나하나 탄탄하게 익혀 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Q부터는 유닛에 얽매이지 않는 교대로 게임 전개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일본.

이것은 이번 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형태.

빠르게 빠르게 교대하는 방법을 쓰지만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반대로 조금씩 벌어져 간다.

 

 

3Q 초반은 그런대로 출발했지만 약간 에어포켓과 같은 인상을 받는 시간대가 되었다.

8-0의 점수를 허용해서 점수차는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22점까지 벌어졌다.

여기까진가, 이대로 참패하는 것인가?

 

 

타개하기 위해 유닛5를 투입.

3Q 남은 시간 623.

여기서부터 드디어 일본은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로우 포인터인 18번 나가타, 0번 조카이, 11번 후지사와가 득점을 쌓아 나간다고 하는 유닛5의 이상적인 형태를 이 큰 무대, 이렇게 강력한 호주를 상대로 보여주고 있다.

 

 

유닛5 11번 미야지마에게 출전시간이 제한되었던 처음 3경기에 대해 물어봤더니,

준비는 하고 있었다.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결정적일 때는 유닛1, 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긴장을 풀지 않고 오늘까지 (마음을)유지해 올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되돌아봤다.

 

 

개인적 측면보다는 유닛5라고 하는 팀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그 속에서 어시스트, 볼 컨트롤 등의 역할을 의식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도 성장했다고 느낀다.

 

 

 

후반에는 호각지세 이상의 경기로 호주를 끌고 다닌 일본 대표팀.

 

특히 제4쿼터는 25-18의 스코어로 일본이 앞질렀다.

최종 스코어는 일본 55-68호주.

 

결과로서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패배를 거울 삼아 다음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이 귀중한 기회를 헛되이 하는 일 없이 성장을 지속한다고 하는 팀의 약속사항이 그대로 버려지는 일은 없었다.

 

 

 

그 성과로 캐나다전의 승리가 있었다.

호주전 후반도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12명 전원이 싸우는 농구를 보여줬다.

귀국 후에 인터넷으로 라이브 중계를 본 9위 결정전 이란전(일본 65-52 이란)을 포함하여 이게 바로 일본이라고 할 수 있는 회심의 승리이었다.

 

 

목표인 6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반성해야 할 점은 아직 많다.

개인의 능력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 대회까지 계속해 온 준비가 확실히 열매를 맺고 있다는 것은 틀림 없다.

지금까지 어딘지 막연한 감이 있던 일본과 세계 정상과의 거리가 확실히 모습을 갖추고 나타났다.

손이 닿을 거라고 생각되던 그 격차에는 아직 몇 가지 디테일이 있었다.

근처까지 왔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자신들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가 보였을 것이다.

 

 

세계 정상과의 거리는 멀지만 그다지 멀지는 않다.

 

원래 험난한 길이다.

 

 

과거에 정상인 농구 남자 일본대표팀은 2006년 세계선수권 때까지 지속한 강화훈련을 제리코 파브리세비치 수석코치 밑에서 했지만 목표 순위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그 강화체제를 완전히 중단해버렸다.

 

그 후의 침체, FIBA의 제재를 받기에 이르기까지의 길을 우리는 봐 왔다.

 

 

휠체어농구 일본 대표팀이 철저히 공유한 컨셉이 있었다.

 

지면서 승리를 거둔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보다 나아진다.

그것은 리우 패럴림픽이 끝난 앞으로도 이어지는 하나의 선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패럴림픽은 지상파 중계와 인터넷 중계의 충실로 처음 관전하는 사람들 숫자를 가장 많이 늘린 대회가 아니었을까?

 

처음 휠체어농구를 봤다, 대단하다, 재미있다고 말하는 소리를 내 자신도 많이 들었다.

 

 

 

이 길을 도중에 끊어지게 하지 말고 오랫동안 걸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것은 필경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2016 912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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