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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바르셀로나 일기 4/1∼4/3

여행기 바르셀로나 일기 4/1∼4/3

4・1(martes)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날은 일년 중에서도 드문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이었는지?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 하나 같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

 그 중에서도 짐 하나가 오지 않은 것에는 기가 막혔다.
갈아입을 옷은 사면 되지만 화지, 먹, 붓 등 화구 일습이 들어있는 가장 없어져서는 안되는 슈트 케이스가 안나와서 파리에 두고 온 모양이다.
그날 밤에는 도착한다기에 기다렸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 내일에는 꼭 와라….

 그날 밤은 챔피언스리그 바르사의 시합이 캄프누에서 있었는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선제골을 허용. 그 후 따라붙었고, 다시 역전하기 위해 공격을 퍼부었으나 결국 그대로 무승부로 끝났다.

 내일은 비가 오는 것 같다.

 

 

 4・2(miercoles)

 
알람브라 궁전에(처음) 가기 위해 아침 5시반에 맨션을 나왔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행 비행기는 이른 아침과 저녁에 하루 2편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일출은 늦어서 이 계절이면 7시50분 정도. 아직 캄캄하다.

 그라나다에서 택시를 이용해서 약30분, 정액요금 40유로로 알람브라 궁전에 도착. 호우.

 이미 흠뻑 젖은 상태로 11시30분 티켓을 손에 들고 나사리에스 궁전에 들어갔다. 입장은 30분마다 시간제로 되어 있는 모양이다.

 엄청나다.

건축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어쨌든 디테일에 압도되었다.
이것은 뭐랄까, 만화로 말하자면 초절정 기교에다가 머리가 아득해질 만큼 가득 그려넣었다, 게다가 대판 사이즈의 극히 두꺼운 단행본 전500권.

이 정도 볼륨과 집요하게 반복되는 디테일이 있어도 보다가 지겨워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솔직히 말하면 가우디 초기작, 팔라우 구엘의 장식 과잉은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느낌이 들었다.

 나 같은 귀찮아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의 디테일을 막상 정확하게 그려내려고 하면 그것은 수행과 같은 것이라고 금방 안다, 그야말로 정말로 압도적 세부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을 보고 지겨워지는 일은 없다.

 

 

 4・3(jueves)

 비는 내렸다 그쳤다 하는 추운 하루.

궁전내의 파라도르라는 호텔에 숙박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볼 수 있다고 생각하자 이 추위 속에 흠뻑 젖을 각오로 나갈 생각도 없어 실내에서 꾸물거리며 보냈다.

파라도르란 스페인 국내에 있는 고성과 수도원 등을 개축한 호텔.

 창가에 파리가 많이 있기에 파리 스케치를 했다.

추워서 움직임이 둔하고 스케치해 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에게 있어서의 이미지는 곤충계에서 최저 클래스인 파리지만 스케치해 보면 홀딱 반할 것 같은 자태를 하고 있다.

 잠시 날씨가 개었기에 궁전내를 산책.

빗물이 흘러 간다.
이곳에서는 어쩐지 물이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옛날도 지금도 물은 목숨과 직결되어 있다.

 파리에 놓고 온 짐이 무사히 맨션에 도착했다고 하기에 마음이 놓인다.

 

내일은 개이고 따뜻해진다는 예보.

이노우에 다케히코

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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