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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THE FIRST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나고, 마침내 완성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여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서 1996년까지의 연재 시기, 그리고 오늘까지의 오랜 세월.
점프로, 또는 단행본으로 만화를 읽어주신 분들, TV 애니메이션을 봐주신 분들, 그리고 실시간은 아니지만 새롭게 접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매주 연재하던 시절, 편집부로 보내오는 독자의 감상 편지를 읽는 것이 저에게 있어 가장 큰 격려였습니다. 당시의 저는 아직 경력도 일천하고, 솔직하게 말해서, 감사하는 마음의 대부분은 독자에게만 향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조금 더 시야가 넓어져 더 많은 분께 감사하는 마음이 샘솟게 되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각각의 현장에서 제작 과정부터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까지 많은 분이 노력해 주셨습니다. 그런 모든 분께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자작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좀처럼 아실 기회도 없다고 생각해서 조금 밝혀 보겠습니다…
캐릭터들은 연재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제 마음속에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리뉴얼 버전이나 일러스트집 등으로 새롭게 그릴 때마다 어딘가에서 소환하여 생명을 새롭게 불어넣는 느낌으로 업데이트되어 가는, 나이는 먹지 않지만 살아 있는, 그러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가운데 제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캐릭터들을 파악하는 관점의 폭도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이 캐릭터는 이런 녀석이었나, 이런 일도 있었나 등 여러 가지 관점으로 보게 되어 그때마다 메모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업데이트되어 온 것입니다. 30년 전에는 보이지 않은 관점도 있고, 보였지만 그때는 그려낼 수 없었던 관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얼마간 살려냈다는 의미로, 이번 영화는 새로운 관점에서 그린 슬램덩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처럼, 수도 없이 그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이 영화도 새로운 생명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하며 만들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처음인,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알고 있지만 처음으로 보는 슬램덩크.

그렇게 부담 없이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은 마침내 마지막 고지를 스태프 일동이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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