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슈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코어러라고 생각한다.”
레반가 홋카이도의 오리모 다케히코 선수와 나는 3살밖에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둘 다 아직 20대였을 때, 근처 중학교의 체육관에서 함께 농구를 하던 것이 떠오른다.
그로부터 4반세기 가까이가 흘렀다.
당시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러면서도 당시와는 전혀 딴사람 같은, 두 가지 개성이 병존하는 지금의 오리모 다케히코가 있다.
프로 생활 24년.
46세의 현역 프로 농구 선수.
선수 생활을 하면서 B리그 레반가 홋카이도의 사장을 맡고 있다.
세계의 스포츠 역사를 훑어봐도 지극히 드문 존재인 오리모 선수에게 알바크 도쿄와의 경기를 2점 차로 놓친 후에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대담 기사 보기→ http://www.asahi.com/articles/ASJDQ4KB7JDQUTQP00K.html )
“최악이었어요.”
오늘 밤 자신의 성적을 그렇게 내뱉었다.
4득점.
에어 볼도 있었고, 중요한 장면에서 턴 오버도 있었고.
팀은 2점 차까지 쫓아가는 선전을 보여 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최악이었다고 자조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상당히 아쉬운 모양이다.
일본이 세계의 강호 반열에 오르기 위한 과제의 하나로, 포지션과 관계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슛 능력, 득점 능력 향상이 요구된다.
그래서 일본 농구 사상 가장 득점을 많이 올린 남자 선수에게 슛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아야겠다.
슛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감각은 무엇인가?
컨디션의 지표가 되는 것은?
느닷없이 슛에 대한 핵심을 물어보았다.
오리모는 손가락 끝과 볼이 떨어지는 순간의 감각이라고 대답했다.
손톱을 어느 정도 기르고 있다.
공을 놓을 때 손가락에서 나는 소리로 컨디션이 좋고 나쁜지 알 수 있다.
골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또, 수정 능력은 중요한 자질이라고 말한다.
연속 슛 2회, 연속 롱슛 2회는 실수해서는 안 된단다.
짧게 슛을 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길게 던진다. 실수를 하더라도 롱슛의 실수.
“슛은 자기가 볼을 잡는 감각이 전부.”
폼 자체는 그 사람에게 맞기만 하다면 각자 달라도 좋다고 오리모는 말한다.
확실히, 볼을 세트하는 위치 하나를 보더라도 손목 관절의 부드러운 정도,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 등에 따라서도 그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세트 위치가 달라진다. 어느 정도의 이론은 있어도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자기가 볼을 잡는다’는 말에 핵심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슛을 던지는, 몸에 대한 피드백을 느낀다.
오리모는 중학교 때 농구를 시작하였고, 고등학교 때까지 센터를 맡았다.
훌륭한 슈터가 될 때까지의 과정에서 어떤 연습을 했는가?
무엇을 의식하며 연습했는가?
“링을 등지고 볼을 받는 플레이밖에 한 게 없었고,
링을 정면으로 보고 시작하는 플레이는 해 본 적이 없었다.”
슈터로서는 니혼대학에 진학하고 얼마 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포지션이 2번이 됨으로써 드리블도 해 본 적이 없고, 발도 빠르지 않은 내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슛밖에 없었다. 그때는 하루에 500개씩 던졌다.”
“나를 슈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코어러라고 생각한다.”
‘스코어러’라는 말에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보다도 점수를 얻어 내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는다.
‘슈터’는 외곽 슛, 특히 3점 슛이 특기인 사람.
아닌 게 아니라, 오리모는 다른 3점 슈터처럼 약간 거리가 멀면 가볍게 물러서서라도 반드시 3점 라인 밖에서 던지는 경우가 없다.
오히려 외곽으로 밀고 나오는 수비를 페이크 모션으로 제치고 3점 라인 안에서 점프 슛을 하는 이미지가 3점 슛만큼 강하다.
3점을 고집하지 않는다.
점수를 얻는 것, 다시 말하면, 그 전에 노 마크가 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리그에서나 일본 대표에서나 오리모를 노 마크로 놔두면 어떻게 되는지를 상대는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놔두지 않기 위해서 상대는 필사적으로 마크를 해왔다.
그 마크를 어떻게 제칠 것인가?
노 마크가 되어 보다 확률이 높은 슛을 선택하는 것에서 ‘슈터’가 아니라 ‘스코어러’로서의 오리모 다케히코의 강렬한 긍지가 보인다.
(후반에 계속)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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