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이샤—-!
아키타 노던 해피니츠의 슈팅 가드 다구치 시게히로 선수(2016-17 B리그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 왕자)와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대담 기사 보기→ http://www.asahi.com/articles/ASK3C0F1KK3BUTQP03R.html )
아키타에서 열리는 경기는 뜨겁다.
그것은 이 남자가 발산하는 열이 촉매가 되어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얼굴이 잘생겼다.
말을 잘한다.
보디랭귀지를 잘한다.
지역 아키타를 짊어진 남자이다.
원정을 가면 홈 아키타의 객석과는 다른 반응의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농구 고장 아키타 관객들의 게임을 보는 눈은 엄격하다.
어떤 플레이에 대해 박수나 환성을 보내는가?
예를 들어 좋은 수비를 할 때.
멋진 리바운드를 따냈을 때.
루즈 볼을 향해 다이빙을 했을 때.
게임의 흐름을 이해하고 플레이를 했을 때.
경기 관전 경험이 풍부하고, 농구에서 어떤 플레이가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는 관객 앞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선수들을 더욱 엄격하게 성장시킨다.
그런 경기장 분위기 속에서 농구를 보고 자라는 농구 꿈나무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이다.
‘농구를 문화로’
그것은 농구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바람이다.
이 경우의 문화란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 무엇에 박수를 보내느냐’ 하는 것, 그 공통된 이해의 확대를 말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키타는 일본에서도 가장 뿌리 깊은 농구 문화가 자리한 현 중 하나이다.
B리그가 시작되고 각각의 팀과 도시가 경험을 쌓아 가는 가운데 일본 여기저기서 농구 문화가 자라고 깊이를 더해 간다면 제일 기쁠 것이다.
지역 아키타 출신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라는 것에 다구치 선수는 보람과 압박을 함께 느끼고 있다.
주장으로서 자기의 잘잘못뿐만 아니라, 팀 동료는 물론 열성적인 팬들을 포함해서 모두가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두 함께 이기러 가는 것이 아키타 노던 해피니츠이다.
이번 시즌에 생각한 것처럼 승점을 얻지 못해 힘든 가운데서도 관객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그런 곳에도 있다.
중학교 때까지는 야구부.
중3 때 급격하게 키가 자라 165에서 178 정도로 컸고, 살이 쪘던 체형이 호리호리해져서 위로만 자랐다.
메이오고등학교(구 아키타경제법과대학 부속)에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포지션은 센터.
3학년 때는 맹주 노시로공고와 아키타 예선 결승에서 만나, 경기는 졌지만 29득점을 올렸다.
잡힐 것 같은 라이벌을 한 사람 한 사람 넘어서는 것이 다구치의 방식.
최고의 자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이 상대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어떻게든 되겠다 하는 목표를 세운다.
그것을 반복해서 조금씩 올라섰다.
지름길은 없었다.
슈터가 된 것은 프로가 되고 나서.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신의 무기는 슛이라고 작심한 것.
프로로서 맨 처음 만난 나카무라 가즈오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말을 꺼냈다.
“저를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고 계셨을 같습니다.”
가장 많이 혼났다.
좌절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연습을 하고 있잖아. 왜 슛을 던지지 않는 거야?”
라며 꾸짖어 주셨다.
감독의 애정과 신뢰를 지금은 알 것 같다.
현재의 하세가와 헤드코치에 대해서도 물었을 때,
부상을 당했을 때 “절대로 쉬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하세가와 헤드코치는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나는 부상을 무릅쓰고 무리해서 플레이를 하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너는 제발 좀 쉬어라.”
플레이 면에서도 자신의 경험상 성공한 방식 등을 가르쳐 준다.
괜찮으니까 이렇게 해 보라고.
다구치에게 하세가와 헤드코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도는 실제로 해 보고 납득이 가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한편, 현역 시절의 하세가와 코치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선수였으니까,
“(그건 코치님이니까 되는 거죠..)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며 송구스러운 듯이 웃었다.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 우승.
다구치는 bj리그에서 2년 연속 3점슛 왕.
결승 상대는 NBL에서 2년 연속 3점슛 왕인 가나마루 고스케(시호스 미카와/현재 B리그 일본인 득점왕).
압권의 퍼포먼스를 눈앞에서 보고
“안 되겠는데”라고 한마디.
그러나 그때부터 힘을 내서,
꺼질 것 같은 숯불에 입김을 불어넣 듯이
투지를 불태운다.
축제 사나이의 이름에 걸맞은 활약.
빗나가면 패배, 들어가면 승리하게 되는 마지막 슛을 멋지게 성공시켜 절체절명의 위기를 최고의 역전극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3점슛 왕은 포효한다.
“으이샤———!”
“네가 성공할 리가 없어.”
라는 말에 대해
“이제 두고 봐라”
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씩 적을 쓰러뜨려 나가는
게임을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욱 강한 적이 나타나고, 또
“너에게는 무리야.”
“이길 리가 없어.”
라는 말이 들리면,
“두고 봐라, 이 자식”
이라며 노력한다.
그렇게 하나씩 벽을 넘어서서 여기까지 왔다.
그 여정에 지름길 같은 건 없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나씩 넘어서 갈 것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농구부도 아니고 야구부였고,
고등학교는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강호 학교도 아니었으며,
간토의 유명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어서,
“그러니까 무리야.”
라며 자기를 수수께끼 상자에 쑤셔 넣으려는 소리를 모두 물리쳤기 때문에 오늘이 있다.
앞으로도 ‘상자’에 쑤셔 넣으려는 소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다구치 시게히로라는 프로 농구 선수를 더욱 불타오르게 하는 연료가 된다.
조그만 상자를 박살 내고 “으이샤–” 하며 소리친다.
쓸데없이 우리를 쑤셔 넣으려고 준비되는 상자에는
언제나 잘못된 이름표가 붙어 있다.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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