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제1회- 알바크 도쿄의 어시스턴트 제너럴 매니저에 취임한 와타나베 다쿠마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제1회- 알바크 도쿄의 어시스턴트 제너럴 매니저에 취임한 와타나베 다쿠마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득점왕이 지정석.

 

 

간단히 말해서 와타나베 다쿠마는 후쿠시마공고 시절부터 그 세대 최고의 선수였다.

1996년, 3학년 때의 윈터컵. 즐비한 강호들을 차례차례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 2학년 아래인 다부세 유타가 소속한 노시로공고(후에 ‘9관왕’의 전설을 만든다)와의 결승전은 아직도 이야깃거리이다.

어쨌든 득점 패턴이 다채롭고 확률이 높다.

 

 

다쿠쇼쿠대학 시절에는 1학년 때부터 에이스로 활약. 4년 연속 리그 득점왕.

 

 

졸업 후, JBL 슈퍼 리그의 명문 도요타자동차(현 알바크 도쿄)에 입단. 신인왕.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농구계를 짊어지는 것은 이제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화려한 경력과는 어울리지 않게 와타나베 다쿠마는 늘 어딘가 진중함이 느껴지는 선수였다.

 

 

선수생활 종반에는 경험을 전수하는 베테랑으로서 히타치 선 로커즈(현 선 로커즈 시부야)에서 2년, 어스 프렌즈 도쿄 Z에서 1년을 보낸 후, 고향 팀인 도요타자동차 알바크로 돌아와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

지난 시즌, NBL 마지막 시즌의 폐막과 함께 15년 선수 생활의 막을 내렸다.

 

B 리그 개막 원년인 이번 시즌, 알바크 도쿄의 어시스턴트 제너럴 매니저에 취임한 와타나베 다쿠마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은퇴한 지 5개월, B 리그 개막에 대하여.

 

“부럽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원스런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다. 지금은 한 사람의 팬으로서 B 리그를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후배들이 메이저가 되고 유명해지길 바래요. 아이들이 꿈꾸는 목표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특별하게 연출된 알바크 대 골든 킹스의 개막전을 사장 옆자리에 앉아 해설을 겸하며 보고 있었다.

 

“관객이 적은 경기장에서 시합하던 옛날, 리그가 (JBL 슈퍼 리그, NBL로) 바뀌어 가는 가운데 플레이하던 시절을 떠올리고, 용케도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감회가 깊었습니다. 약간 눈시울이 젖었지요.”

 

 

 

 

개막전 선전에서는 양 팀에 대해 ‘최강 엘리트’ 대 ‘잡초 집단’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알바크 도쿄란 어떤 팀일까. 선수 생활 대부분을 보낸 팀의 현재에 대해 물으니, 대답은 조용하면서도 열기를 띠었다.

 

“엘리트는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까지 순조롭게 지내 온 선수는 없어요.

적지 않게 한 번씩 좌절하고, 거기서부터 기어 올라온 선수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이토 다이시나 KJ(마쓰이 게이주로)이지요.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음)

저희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일들을 미국에서 경험하고 왔어요.

그런 가운데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어 공부를 하고, 연습하고, 또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다른 선수들도 여러 팀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고요.

현재 위치에 오기까지 순탄했던 선수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인지도가 높지 않던 농구를 일반인에게 알리기 위해 ‘엘리트 대 잡초’라는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래요. 미디어에서 (엘리트로) 취급되는 건 좋지만, 주위에 있는 우리는 정확히 이해해 주고 싶어요.

그런 이해가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평가되는 이미지처럼 선수 스스로가 들뜨는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쿠마 씨의 현재 일은 어시스턴트 제너럴 매니저와 아카데미 담당이라는 역할이다.

 

 

지금은 장차 제너럴 매니저로서 팀을 운영해 나가기 위한 수련 기간이냐고 물으니,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지만 특별히 제너럴 매니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한다.

 

 

한편, 아카데미 담당은 하고 싶은 일이었다.

자신이 농구를 통해 배워 온 것을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싶다.

 

 

“제너럴 매니저 보좌로서 제 역할은 선수와 프런트의 파이프 역입니다.

지금까지 기업 스포츠에서 뛰어오면서 현장과 프런트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계약할 때 경기 수치만 보고 평가를 받는다.

물론 수치는 남기야 하겠지만, 농구는 수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수치 이외 부분에서의 공헌도 봐 주길 바란다.

하지만 프런트는 농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치 이외의 부분을 볼 줄 모른다.

 

 

“프런트 측은 운영을 통해 힘을 보태고 관객을 모으고 싶은 열정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선수들의 생각은 누락되게 됩니다. 프런트가 뭘 하고 있는지 선수들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것에 대한 설명을 해 주면 선수들도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팀은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프런트와 선수 간의 홈이 깊었습니다.

사장의 생각과 선수의 생각에 차이가 있었고, 커뮤니케이션도 부족했습니다.

좀 더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역 시절에 느끼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의 역할을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 밑바탕에는 후배 선수들에 대한 바람이 있다.

 

“조금이라도 더 알바크에 남아 있고 싶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다투면서 갈라서지 말고”

 

 

 

 

알바크의 선수들은 ‘배려심’이 있다고 다쿠마 씨는 말한다.

 

농구 IQ가 높은 선수가 많다.

배려심이 있다.

각 개인의 인간성은 모두 훌륭하다.

수비가 약한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빠지면 커버해 주자’라고 모두들 생각하기도 하고,

30점을 넣을 수 있는 선수도 우리 편에 노 마크가 있으면 그쪽으로 패스를 한다.

 

 

“배려라는 말이 제 마음속의 키워드이며, 아카데미에서도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서로 몸을 부딪치며 겨루는 농구.

그 중심에 섰던 인물의 입에서 나온 배려라는 말.

 

 

주역을 맡는 것이 줄곧 숙명이었던 와타나베 다쿠마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자신이 앞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움직이는 게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부터가 실전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후배들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어시스턴트 제너럴 매니저로서.

 

 

하지만, 알바크의 또 하나의 ‘얼굴’로서, 앞에 나서는 것은 앞으로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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